강제로 헌혈당하는 투구게
약 4억 4000만년 전부터 지구에서 살아온 투구게는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름에는 게라고 붙어있지만 전갈과 거미에 더 가까운 이 게는 인간에게 강제로 헌혈 당하고 있다.
왜 인간들은 투구게의 피를 강탈하는 것일까?
투구게의 피는 인간의 빨간 피와는 다른 색을 가지고 있다.
이 게의 피는 파란색인데 헤모시아닌이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헤모시아닌은 구리 이온 때문에 파란색을 띈다.
단지 피가 푸르다는 것이 피를 강탈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투구게의 혈액 속에는 독성 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LAL(Limulus Amebocyte Lysate)라는 물질이 있어서 세균을 막울 수 있다.
세균과 만났을 때 투구게의 피는 응고되어 세균에 감염됐는지 여부를 확인 할 수 있다.
단순히 감염된 여부만 판단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응고되는 정도에 따라 독성의 강도까지 파악할 수 있으니 아주 유용할 것이다.
이러한 특징때문에 투구게는 사람들에 의하여 강제로 피를 빨리고 있다. 매년 약 50만 마리의 투구게는 인간에게 잡혀서 피의 30% 정도를
헌납하고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진다. 이과정에서 10마리 중 1마리는 피를 뽑히다가 죽고, 3마리는 풀어준 후에 죽는다고 한다.
이런 행위가 반복된다면 투구게의 개체는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다른 동물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특징으로 현재로써 대체불가능하다.
투구게의 피가 발견되기 전에는 토끼의 피를 이용해서 검사를 하기도 했었는데 토끼의 피를 이용한 검사에는 시간이 2~ 3일이나 소요되며 토끼 3마리가 희생되어야 했다.
미국에서는 투구게의 혈액을 대체할 만한 합성화학물을 개발했으나 아직 미국FDA의 허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가격도 매우 비싼데 1.5리터 페트병 한 병 크기에 2700만원이나 한다.
투구게는 멸종위기 까지는 아니지만 멸종 근접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인간에 의해 멸종되지 않을 수 있기를 바란다.